7일 차 오후.
타파스 꿀대구로 배를 채우고 숙소로 오는 길에 라 치나타 매장에 들러 지인들에게 줄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오일, 발사믹 식초, 립밤 등을 쇼핑했다. 국내에서 값비싸게 팔리는 질 좋은 상품들이다. 우리에겐 지인들에게 줄 가성비 높은 선물들이라 한가득 챙겼다. 헐~ 무거워 택시 타고 숙소로 돌아왔다.
오후에는 예약한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 내부를 감상했다. '사그라다'는 ' 성스러운'이라는 뜻, '파밀리아'는 '가족'을 뜻해 '성가족 성당'이라고 부르는 한인 가이드도 있었다.
성당 내부는 숲속을 걷는 듯했다. 사람들이 정말 많은 숲속ㅎㅎ
나무와 꽃을 닮은 기둥과 천장이 이어지고, 각 기둥에는 성인을 상징하는 문양 등이 새겨져 있다. 내부는 흰색인데, 햇빛이 비치면 스테인드글라스 색이 그대로 벽면에 나타난다. 해가 뜨면 동쪽에 파랑과 연두, 초록빛의 스테인드글라스에 빛이 비쳐 탄생을 비유하고, 해가 지면 서쪽에 빨강, 주홍, 노랑으로 비쳐 사망을 나타낸다고 한다.
우리가 간 날은 맑은 날이어서 성당 안에 스테인드글라스의 색이 가득 차 화려한 색감에 압도당하는 듯했다. 볼거리가 너무 많아 같이 다니는 건 무리였다. 각자 감상하고 오디오가이드가 설명하는 4번 앞에서 다시 만나기로 했다.
처음 이 성당에 환호하고 며칠간 주변을 오가며 십여 번을 올려다보고, 오늘 성당 내부까지 와서 보니 갑자기 머릿속이 너무 많은 정보로 복잡해진다. 사실 해설을 따라 하나하나 다 챙겨보는 건 내 체력에 무리다. 입장료가 아깝긴 하지만 체력을 여기서 다 소모할 순 없다.
조지 오엘 '카탈로니아 찬가'에 보면 스페인 내전에서도 살아남은 이 성당의 모습을 라인와인병 모양이라고 묘사한 대목이 기억난다. 나오다가 본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 축소 모형, 와인병 모양으로 보이기도 하네.^^
성당을 나오면서 확인할 것이 있었다.
바르셀로나엔 한국 문화를 기리는 상징이 여럿이다. 몬세라트 수도원의 '한복 입은 성모상'과 여기,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 출입구 쪽 문의 부조. 각 나라 글로 쓰인 주기도문이 새겨져 있는데, 한글로도 '오늘 우리에게 필요한 양식을 주옵소서'라고 쓰여 있다.
성당을 나와 우리는 메르카도나 마트를 들렀다. 국내선 만 원을 훌쩍 넘는 하센다도 꿀국화차(진짜 꿀이 담겨 있어 다른 국화차보다 비쌈) 1.5유로였던가. 매대에 뜯어진 2통 남겨두고 쓸어 담는다. 올리브 바디크림은 매대가 텅 비도록 싹쓸이해 온다.
역시 가성비 높은 쇼핑은 즐거워~ 회사일로 바빠 평소처럼 여행 계획을 철저히 못 짜고 온 딸 대신 바르셀로나 쇼핑 목록 제대로 검색하고 온 엄마의 노력이 빛을 발한 시간~~
오늘밤엔 고딕지구 대성당 맞은편 골목 주점에서 리조토, 알리오올리오에 맥주 한잔으로 목을 축인다... 캬~ 이것이 여행의 맛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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