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차
모나코, 에즈, 생폴, 칸까지. 말로, 또 영상으로만 보고 듣던 프랑스 남부 투어를 강행하는 날이다. 낭만과 휴양의 도시인지라 여유롭게 한가하게 지내야지 했는데, 하루 더 투어를 진행하는 건 일정상 불가해, 하루 만에 이 네 도시(나라 포함(모나코))를 다 둘러본다.
니스에서 모나코 들어서기 전 빌프랑슈 비치 뷰~ 눈을 떼기 어려울 정도로 아름다웠다. 그곳에서 얼마나 많은 사진을 찍었는지. 전날 놓친 캐슬빌 전경이 아쉽지가 않았다. 가는 길 전체가 포토뷰였다.
그레이스 켈리의 우아한 자태로 기억되는 모나코, 야무진 가이드의 설명에 따르면, 모나코는 인구 4만 명밖에 되지 않지만 1인당 GDP가 230만 달러라고 한다. 우리나라가 3만 달러 넘어 4만을 향해 가고 있는데, 230만이라니...
국내 돌아와 검색해 보니 23만 달러였다.(그래도 세계 1위다.)
오페라하우스와 몬테카를로 카지노는 화려함으로 사람들 발길을 묶어둔다, 샤를 3세가 망해가는 모나코를 구해낸 묘수가 카지노다. 세계 부호들이 모나코로 몰려들어 땅값 집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혀를 내두를 가격의 멋진 주택이나 별장, 요트가 수두룩하다.
니체가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3, 4부를 이곳에서 집필했다고 한다. 니체의 험난한 산책길을 입구와 출구만 보고 걷기를 포기하고 발길을 돌린다. 아쉽지만 운동화를 신고 걷기에도 위험한 산책길이다.
에즈에서의 점심식사는 꽝이다. 제대로 된 유럽 봉골레를 먹어보려 시켰는데, 퉤퉤! 해감이 아예 안돼 면에서도 흙이 씹힐 정도 ㅠㅠ. 공짜로 나온 샐러드도 별맛 없고 시간만 2배 날렸다.
산꼭대기 중세마을 선인장들, 따가운 햇빛 탓에 제대로 감상하지 못했다. 선인장이 저렇게 잘 자랄 만큼 지중해의 햇빛은 강렬하다. 쏘아대는 자외선으로 피부가 따끔따끔거린다. 입장권 7유로가 아까워~
다음 도시 생폴까지는 도로를 한참 달렸다. 사라센들이 침공해 유럽인들이 도망가서 만든 마을이 에즈와 생폴이다. 꼭대기에 이중벽으로 둘러쳐 요새처럼 만든 마을 생폴. 거기 꼭대기 공동묘지에 샤갈과 부인이 잠들어 있다. 이브 몽탕이 살던 집도 남아 있고, 좁은 골목골목 화려하고 독특한 가게들이 줄지어 문 열고 있다.
문고리들도 독특한 개성을 담고 있어 집집이 다 다르다. 가게의 물건들이 모두 고가라 우리는 마그네틱 위주로 돈을 지불했다.ㅎㅎ
생폴 드 방스 이름이 흐르는 샹송을 들으며 영화의 도시 칸으로 고고~
아쉽게도 행사 준비 때문에 레드카펫이 깔리던 계단을 못 밟았다. 먼발치서 비껴 보이는 계단 사진 한 컷으로 칸 영화제에 대한 동경을 마무리해야 했다. 아쉬워~
박찬욱 감독이 묵었다는 마제스틱 호텔 앞에서, 니스보다 훨씬 아담한 해변 럭셔리 보트 앞에서, 그리고 어디서나 빠지지 않는 명품 거리에서 한 컷씩.
휴일인데도 니스로 돌아오는 도로엔 차들이 많았다. 마라톤 대회가 아직 끝나지 않아서인 듯했다. 우리는 점심식사에 대한 보상이라도 받겠다는 듯 럭셔리 저녁을 먹었다. 테이블 위에서 지글지글 구워지는 두꺼운 티본스테이크에 와인 곁들여 거나하게...
웨이터에게 “엄마가 대빵(물주)”이라는 말 흐뭇하게 들으며 ㅎㅎ
마세나 광장 밤거리엔 버스킹이 한창이다. 노래와 춤, 웃음소리... 분위기에 취해 딸은 그 자리를 떠날 줄 모르고... 니스의 밤이 깊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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