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을 알고 적확한 단어를 선택하는 것 못지않게 문법적으로 알맞은 어휘를 선택해 쓰는 습관도 중요하다. 언중이 쓰는 말 중에 표준국어대사전에 새롭게 오르는 어휘들은 문법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것이 대부분이다.
이별 인사
떠나는 사람이 고별사로 이별을 알리면, 보내는 사람 쪽에서는 전별사로 답을 한다.
전별사(餞別辭): 보내는 쪽에서 예를 차려 작별할 때에 하는 인사말.
고별사(告別辭): 같이 있던 사람과 헤어지면서 작별을 알리는 말.
장례 때에 죽은 사람에게 이별을 알리는 말.
'수업은… 선생님의 감동적인 고별사로 끝을 맺었다.'
'선생님을 떠나보내며 학생 대표로서 전별사를 올립디다.'
재연과 재현
재연(再演) : 한 번 하였던 행위나 일을 다시 되풀이함. 연극 영화 따위를 다시 상연함.
재현(再現): (지금은 사라진 무엇이) 다시 나타남. 또는 다시 나타냄.
*재현의 '現'은 나타날 현으로 정적, 동적인 것을 다 포괄한다. 재연의 演은 행할 연으로 동적인 것에 주안점이 있다.
예) 상황 재연,
불행한 사태의 재연을 막으려면 모두가 노력해야 한다.
즉 20세기에 들어와서 미술은 재현, 즉 모방을 버리고 표현을 주장하기에 이르렀다는 것이오.
한편, 재연(再燃)은 꺼졌던 불이 다시 타오른다는 말. 한동안 잠잠하던 일이 다시 문제가 되어 시끄러워지는 것을 이름.
예) 일이 이렇게 된 이상 그 문제의 재연은 이제 막을 수가 없다.
‘그러고 나서’/ ‘그리고 나서’
'아침에 눈뜨자마자 커피를 한 잔 마신다. 그리고 나서 출근 준비를 한다.'
글을 쓸 때 한 동작이 끝나고 연결 동작을 설명할 때 '그리고 나서'를 흔히 쓰는데, 이는 문법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단어 조합이다. '그러고 나서' (○)가 맞는 표현이다.
‘그러고 나서’는 동사 ‘그러다’에 ‘-고 나서’가 연결된 말이다.
‘-고’는 연결 어미, ‘나서’는 동사 ‘나다’에 ‘서’가 붙은 활용형이다.
‘-고 나서’는 ‘마시고 나서, 자고 나서, 먹고 나서’와 같이 동사에 연결되어 동작의 완료를 나타낸다.
‘이, 그, 저’는 계열을 이루는데, ‘그러고 나서, 이러고 나서, 저러고 나서’와 같이 계열을 이룬다.
‘그리고 나서’를 살펴보면, ‘그리고’는 문장과 문장을 이어주는 접속부사(그리고, 그러나, 그런데, 그러므로)다.
국어에서는 ‘그리고 나서’처럼 접속부사 다음에 보조동사가 결합하는 일이 없다.
‘그리-+-고 나서’로 분석할 수도 없다. ‘-고 나서’ 앞에는 동사가 와야 하는데 ‘그리다’에는 ‘그림을 그리다, 연인을 그리다’ 같은 경우밖에 없어서 의미가 맞지 않는다.
‘이리고 나서, 저리고 나서’ 같은 표현은 없다.
*‘그리고는’ 역시 ‘그러고는’을 잘못 쓴 말이다. ‘그리고’ 다음에 조사 ‘는’이 연결될 수 없다.
접속사 ‘그러나, 그런데, 그러므로’ 뒤에 ‘는’을 연결하면 '그러나는, 그런데는, 그러므로는'이 되는데 성립되지 않는다.
표준국어대사전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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