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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물일어설(一物一語說)-적확,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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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하고 복잡하고 빠르게 변하는 시대, '자신의 생각에 딱 맞는 적확한 단어는 하나다'라고 한다면 반론을 제시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을까. 
사실 말과 글을 두고 이건 틀리고 이건 올바르다고 지적하는 직업을 갖고 살지만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그 경계는 모호하다. 문법적으로는 틀리다는 걸 알고 있지만, 표준국어대사전도 수시로 표제어와 그 뜻을 추가하거나 바꾸거나 하는 현실, 사전이라는 건 언중의 언어를 뒤늦게 반영하는 운명을 지니고 있다. 사전에서 수용하기 전에 먼저 썼다고 하여 틀렸다고 지적하는 일, 내적갈등이 생길 수밖에 없는 직업이다. 
하지만 무엇을 쓰든지 그 단어의 뜻을 명확히 알고 난 후, 아니면 알려고 노력한 후, 취사선택하는 것이 순서이리라. 
 
첫 문장에서 '적확한 단어'라고 썼는데, '적확한' 대신 '명확한'이나 '정확한'이라고 쓴들 누가 틀렸다 할 수는 없다.
뜻을 알고 나면 왜 '적확한'을 선택했는지 알 수 있다.
 
'정확하게 맞아 조금도 틀리지 아니하다.'
'명백하고 확실하다.'
'바르고 확실하다.'


 각각 '적확하다' '명확하다' ' 정확하다'의 표준국어대사전에 나와 있는 뜻이다.


이쯤이면 '적확한'을 왜 선택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나의 판단은 '적확'이 '적확'했다.
내가 선택했다고 해서 듣는 이, 혹은 읽는 이가 그대로 받아들인다는 보장은 없다.
나의 생각과 의도가 바르게 전달되지 않는 건 또 다른 문제다.
 
플로베르는 ' 작가의 생각과 의도를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는 언어는 단 하나밖에 없다'는 일물일어설(一物一語說}을 말했다. 그가 소설을 쓰면서 표현 문제를 얼마나 치열하게 고민했을지 상상이 되는 말이다. 이렇게 치열하게 고민하여 쓴 소설을 번역가들은 다른 언어로 번역할 때 얼마만큼 고민했을지... 
 
*귀스타브 플로베르(Flaubert, Gustave): 프랑스의 소설가(1821~1880). 개인의 감정이나 주관을 뛰어넘은 객관적 창작 태도를 강조하여 자연주의 문학의 기반을 마련하였다. 대표작으로 <보바리 부인>, <감정 교육>, <성(聖) 앙투안의 유혹> 따위가 있다.


 덕분 / 때문 / 탓

'덕분, 때문,  탓'은 두루 혼용해 쓰는 말이다. 
 
덕분’은 ‘베풀어 준 은혜나 도움’을 의미하는 말이다. 그러므로 자연히 긍정적으로 의사를 표시하는 문장에 쓴다. 
'제가 잘된 것은 모두 형님 때문입니다'보다는 '제가 잘된 것은 모두 형님 덕분입니다'가 더 어울리는 표현이다.
 
때문’은 ‘어떤 일의 원인이나 까닭’을 의미하는 말로, 부정적 맥락과 긍정적 맥락에서 모두 쓰인다.
 
’은 ‘주로 부정적인 현상이 생겨난 까닭이나 원인’, ‘구실이나 핑계로 삼아 원망하거나 나무라는 일’을 뜻하는 말이다. 그러므로 부정적 맥락에서 쓰인다.
'그는 급한 성격 때문에 나와 충돌이 잦다'보다는 ' 그는 급한 성격 탓에 나와 충돌이 잦다'가 어울리는 표현이다.

표준국어대사전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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