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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능한/ 가능한 한
'가능한 도와 줘야지.'
'가능한'은 '가능하다'의 관형사형이다.
관형사형은 문장에서 관형어가 되어 뒤에 오는 체언(명사, 대명사, 수사)을 꾸민다.
그런데 위 예문에서 '가능한'은 체언을 꾸미지 않고 용언을 꾸미는 엄청난 실수를 저지르고 있다.
'가능한'이라는 관형어가 동사 '도와 줘야지'를 꾸며주는 형식은 있을 수 없다. 어법에 맞지 않다.
'가능한'이 체언을 꾸미도록 명사 '한'을 넣어준 것이 '가능한 한'이다.
'가능한 한 도와 줘야지'가 맞는 어법이다.
명사 '한'을 넣어서 '가능한'이 용언을 꾸미는 일을 막은 것이다.
그런데 왜 일상에서 '가능한 빨리 오세요. 가능한 많이 주세요, 가능한 웃어 주세요' 등으로 틀린 표현을 많이 할까.
원래 관형어 '가능한'이 아니라 '가능하면'이나 부사어 '되도록'을 썼기 때문이다.
'되도록 빨리 오세요. 가능하면 많이 주세요, 되도록 웃어 주세요' 등으로 쓰던 것을 어느 사이인가 모두 '가능한'으로 대체해 쓰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굳이 가능한을 쓰고 싶다면 '가능한 한 빨리 오세요. 가능한 한 많이 주세요, 가능한 한 웃어 주세요' 등으로 써야 한다.
우리말은 조사나 주어 등을 생략할 수는 있어도 꾸밈을 받아야 할 말을 생략하는 법은 없다.
이것은 머리도 없이 모자만 공중에 떠 있는 식이 되는 것이다.
관형어는 머리의 모양을 꾸며주는 모자와 같은 말이란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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