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전에 부동산 임대차 계약을 한 적이 있었다.
집주인과 직접 계약서를 작성했는데, 그가 임대인란에 자신의 이름을 써야 하는지 임차인란에 자신의 이름을 써야 하는지 몰라 당황하는 것이다.
아, 임대와 임차를 헷갈리는 사람도 있구나 했다.
임대와 임차
임대(賃貸): 돈을 받고 자기의 물건을 남에게 빌려 줌.
임차(賃借): 돈을 내고 남의 물건을 빌려 씀.
집주인은 당연히 임대인란에 자신의 이름을 적어야 한다. 아차, 잘못하면 빌리는 사람과 빌려주는 사람이 바뀌어 법적 문제까지 생길 수도 있지 않을까.
*임대료와 임차료도 주어의 상황에 따라 걸맞게 써야 틀리지 않는다.
물건 주인의 처지에서 보면 임대료, 빌리는 처지에서 보면 임차료가 되는 것이다.
'가게는 적자를 면치 못했다. 경기가 나빠져 임대료조차 못 내고 있는 형편이다.'
→ '가게는 적자를 면치 못했다. 경기가 나빠져 임차료조차 못 내고 있는 형편이다.'
'이번 달엔 임대료를 올려 받아야 한다. 물가나 집값이 너무 올라 시세에 맞춰야 한다.'(○)
일화(逸話)는 유명하지 않은 이야기다
일화(逸話): 세상에 널리 알려지지 아니한 흥미 있는 이야기.
'숨은 일화를 공개하다.'
'일화 한 토막을 소개하다.'
이미 알려져 유명해진 이야기는 '유명한 이야기'라고 하든지 일화가 아닌 다른 말을 써야 한다.
비화도 마찬가지다.
비화(祕話): 세상에 드러나지 아니한 이야기.
'궁중 비화'
' 비화를 공개하다.'
반증과 방증
반증과 방증도 많이 혼동해서 쓰는 말이다. 공부를 하기 전 필자 자신도 '반증'을 가리지 않고 사용했었다.
사전엔 아래와 같이 엄연히 다른 말로 올라 있다.
반증(反證): 어떤 사실이나 주장이 옳지 아니함을 그에 반대되는 근거를 들어 증명함. 또는 그런 증거.
((주로 ‘-는/ -다는 반증이다’ 구성으로 쓰여)) 어떤 사실과 모순되는 것 같지만, 오히려 그것을 증명한다고 볼 수 있는 사실.
방증(傍證): 사실을 직접 증명할 수 있는 증거가 되지는 않지만, 주변의 상황을 밝힘으로써 간접적으로 증명에 도움을 줌. 또는 그 증거.
예) 연예인들까지 이 사건에 이름을 줄줄이 올리는 것을 보면 우리나라도 마약 청정국이 이미 아님을 반증한다.
→ 연예인들까지 이 사건에 이름을 줄줄이 올리는 것을 보면 우리나라도 마약 청정국이 이미 아니라는 방증이다.
정치인들이 비속어를 아무렇지도 않게 지상파에서 쏟아내는 장면은 그들이 바닥까지 추락했다는 반증이다.
→ 정치인들이 비속어를 아무렇지도 않게 지상파에서 쏟아내는 장면은 그들이 바닥까지 추락했음을 방증한다.
이 고요함은 어떤 큰 사건이 터질 것이라는 반증이다. (○)
그녀가 불같이 화를 내는 건 그를 사랑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
표준국어대사전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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